세상이야기모아
`뮤지컬 영웅,값싼 패러디`...싸늘한 현지 리뷰
정이있는마루
2011. 10. 19. 06:11
"뮤지컬 영웅,값싼 패러디"...싸늘한 현지 리뷰
뮤지컬 '영웅' in 브로드웨이, 그리고 그 후…
JESH Project
미국 속담중에 "너무 많은 달걀들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Do no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 OR "Too many eggs in one basket.") 는 말이 있다. 그 의미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다 놓친다" 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시사하는 바와 비슷하다. 뮤지컬 '영웅'을 직접 관람하고 평단과 관객의 반응을 지켜보며 필자가 든 생각은, 탄성을 자아내는 볼거리와 흥미로운 극중 캐릭터들이 얽히고 설켜 극이 진행되는 동안, 정작 극의 뼈대가 되어야 할 스토리라인은 연출자의 본 취지-"동양평화를 두고 대립하는 두 영웅(극 중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고뇌와 갈등"-에서 한참 벗어나며 관객 설득력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뉴욕 타임즈 - 그동안 뉴욕 타임즈의 오프닝 공연 리뷰는 브로드웨이 공연 작품들의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 는 "무결점의 고결한 인물(안중근)과 극악무도한 인물(이토 히로부미)의 대립으로 관객에게 (기존 역사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과장되고 허풍떠는 느낌이 강하다"고 평했다. '일본측에서 바라본 이토 히로부미는 국가적 영웅이며 안중근은 살인자 혹은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극 중 두 명의 "영웅"을 향한 중립된 시선을 유지하고 관객 스스로에게 판단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영웅은 극 중 한 인물(안중근)로 정해져 있고 악인은 그에 따른 징벌을 받는다는 동화같은 스토리는 탄탄하고 역동적인 스토리에 길들여진 브로드웨이 관객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복과 지배역사에 더욱 익숙한 미국인들이 지배세력에 대항하는 안중근을 얼마나 '영웅'으로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더군다나 "동양 역사에 무지한 관객들에게는 뮤지컬 '영웅'이 마치 세시간 동안의 골치 아픈 역사 수업과 같았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링컨센터 극장의 좌석이 한국사람이 아닌 외국인 관객에 의해 얼마나 채워졌는가, 브로드웨이 진출의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큰가'와 같은 숫자적인 결과는 사실 차후의 문제다. 이미 전좌석이 매진돼도 11억원(미화 100만달러)의 손해가 예상되는 '지는 싸움'이었다. 더군다나 현재 뉴욕에서 뮤지컬 '영웅' 제작의 몇배 혹은 몇십배에 가까운 돈과 노력을 들이고도 오픈 1-2주만에 막을 내려야하는 수많은 '브로드웨이'산産 뮤지컬들이 처한 가혹한 현실까지 고려한다면 그러한 수치는 성패를 가늠하는 결정적 요소에서 밀린다. 그러나 그렇다고 링컨센터 '땅밟기'에만 브로드웨이 진출 의의를 두어서도 안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뮤지컬 '영웅'을 관람한 브로드웨이 관객과 평단이 이 작품을 통해 한국뮤지컬의 성장과 그 발전 가능성에 얼마나 감동했는가'이다.
뮤지컬 영웅에서 관객과 평단이 찬사를 보낸 부분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무대다. 극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길이 12m, 높이 2.7m 기차가 무대에 등장하고 그 위로 휘날리는 눈보라를 빔프로젝트로 형상화하여 실제감을 더한 기법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무대에 자연주의 Naturalism 연출기법을 더하여 추앙받고 있는 전설적인 연출가 '데이비드 밸라스코 David Belasco가 이 무대를 보았더라면 격찬을 마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또한 곡예에 가까운 코러스들의 안무 또한 무거운 스토리에 지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며 긴장을 완화시켰다고 여러 공연 매체들이 전했다. 안중근 역을 분한 정성화의 폭발적인 성량과 섬세한 연기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기, 춤, 음악이 삼박자를 이루는 것을 가장 기본 중 기본으로 여기는 브로드웨이에서 실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닌 미리 녹음된 음악을 사용한 것에 대하여 뉴욕 데일리 뉴스는 "이상ideal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며, 중요한 순간에 들리는 잡음들은 드라마적인 효과를 뛰어넘어 굉장히 비위에 거슬리고 불쾌했다"고 전했다. 기본을 갖추지 못하면 애초에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온라인 상 많은 브로드웨이 관객들은 여러 빼어난 극적 요소들을 논하기도 전에 뮤지컬 '영웅'이 "깡통음악(미리 녹음된 음악)"을 사용한 것에 대해 큰 실망감과 더불어 한국 뮤지컬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또한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현지 공연 매체들과 영향력 있는 관객 블로거들은 "34곡의 뮤지컬 넘버는 아시안 팝송에 앤드류로이드 웨버의 음악과 미국팝을 적절히 섞은 듯" 하며, "극의 여러 핵심 장면들이 기존 유명한 서구 뮤지컬들 - 에비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 을 패러디한 듯 하다"며 극적 창의성의 결여를 언급했다. 이는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후기작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전작들에 대한 "경의 homage를 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값싼 패러디 parody"라고 평가된 부분에 있어서는 '영웅' 제작진들도 그 이유를 심각하게 고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윤호진 대표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잘났으면 잘났다고 내세우고, 못났으면 어디한번 배워보자"라고 언급한 그 마음가짐 그대로 현지 관객과 평단이 쏟아내는 날카로운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나은 작품으로 진화를 시도했으면 싶다. 그의 바램인 라이센스 공연 세계 수출을 이루는 날까지.
JESH.Project@gmail.com
■ 오늘의 핫뉴스
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8n31762

뮤지컬 '영웅' in 브로드웨이, 그리고 그 후…
JESH Project
미국 속담중에 "너무 많은 달걀들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Do no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 OR "Too many eggs in one basket.") 는 말이 있다. 그 의미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다 놓친다" 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시사하는 바와 비슷하다. 뮤지컬 '영웅'을 직접 관람하고 평단과 관객의 반응을 지켜보며 필자가 든 생각은, 탄성을 자아내는 볼거리와 흥미로운 극중 캐릭터들이 얽히고 설켜 극이 진행되는 동안, 정작 극의 뼈대가 되어야 할 스토리라인은 연출자의 본 취지-"동양평화를 두고 대립하는 두 영웅(극 중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고뇌와 갈등"-에서 한참 벗어나며 관객 설득력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뉴욕 타임즈 - 그동안 뉴욕 타임즈의 오프닝 공연 리뷰는 브로드웨이 공연 작품들의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 는 "무결점의 고결한 인물(안중근)과 극악무도한 인물(이토 히로부미)의 대립으로 관객에게 (기존 역사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과장되고 허풍떠는 느낌이 강하다"고 평했다. '일본측에서 바라본 이토 히로부미는 국가적 영웅이며 안중근은 살인자 혹은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극 중 두 명의 "영웅"을 향한 중립된 시선을 유지하고 관객 스스로에게 판단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영웅은 극 중 한 인물(안중근)로 정해져 있고 악인은 그에 따른 징벌을 받는다는 동화같은 스토리는 탄탄하고 역동적인 스토리에 길들여진 브로드웨이 관객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복과 지배역사에 더욱 익숙한 미국인들이 지배세력에 대항하는 안중근을 얼마나 '영웅'으로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더군다나 "동양 역사에 무지한 관객들에게는 뮤지컬 '영웅'이 마치 세시간 동안의 골치 아픈 역사 수업과 같았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링컨센터 극장의 좌석이 한국사람이 아닌 외국인 관객에 의해 얼마나 채워졌는가, 브로드웨이 진출의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큰가'와 같은 숫자적인 결과는 사실 차후의 문제다. 이미 전좌석이 매진돼도 11억원(미화 100만달러)의 손해가 예상되는 '지는 싸움'이었다. 더군다나 현재 뉴욕에서 뮤지컬 '영웅' 제작의 몇배 혹은 몇십배에 가까운 돈과 노력을 들이고도 오픈 1-2주만에 막을 내려야하는 수많은 '브로드웨이'산産 뮤지컬들이 처한 가혹한 현실까지 고려한다면 그러한 수치는 성패를 가늠하는 결정적 요소에서 밀린다. 그러나 그렇다고 링컨센터 '땅밟기'에만 브로드웨이 진출 의의를 두어서도 안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뮤지컬 '영웅'을 관람한 브로드웨이 관객과 평단이 이 작품을 통해 한국뮤지컬의 성장과 그 발전 가능성에 얼마나 감동했는가'이다.
뮤지컬 영웅에서 관객과 평단이 찬사를 보낸 부분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무대다. 극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길이 12m, 높이 2.7m 기차가 무대에 등장하고 그 위로 휘날리는 눈보라를 빔프로젝트로 형상화하여 실제감을 더한 기법에 대해 뉴욕타임즈는 무대에 자연주의 Naturalism 연출기법을 더하여 추앙받고 있는 전설적인 연출가 '데이비드 밸라스코 David Belasco가 이 무대를 보았더라면 격찬을 마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또한 곡예에 가까운 코러스들의 안무 또한 무거운 스토리에 지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며 긴장을 완화시켰다고 여러 공연 매체들이 전했다. 안중근 역을 분한 정성화의 폭발적인 성량과 섬세한 연기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기, 춤, 음악이 삼박자를 이루는 것을 가장 기본 중 기본으로 여기는 브로드웨이에서 실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아닌 미리 녹음된 음악을 사용한 것에 대하여 뉴욕 데일리 뉴스는 "이상ideal과는 굉장히 거리가 멀며, 중요한 순간에 들리는 잡음들은 드라마적인 효과를 뛰어넘어 굉장히 비위에 거슬리고 불쾌했다"고 전했다. 기본을 갖추지 못하면 애초에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처럼, 온라인 상 많은 브로드웨이 관객들은 여러 빼어난 극적 요소들을 논하기도 전에 뮤지컬 '영웅'이 "깡통음악(미리 녹음된 음악)"을 사용한 것에 대해 큰 실망감과 더불어 한국 뮤지컬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또한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현지 공연 매체들과 영향력 있는 관객 블로거들은 "34곡의 뮤지컬 넘버는 아시안 팝송에 앤드류로이드 웨버의 음악과 미국팝을 적절히 섞은 듯" 하며, "극의 여러 핵심 장면들이 기존 유명한 서구 뮤지컬들 - 에비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 을 패러디한 듯 하다"며 극적 창의성의 결여를 언급했다. 이는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후기작들이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전작들에 대한 "경의 homage를 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값싼 패러디 parody"라고 평가된 부분에 있어서는 '영웅' 제작진들도 그 이유를 심각하게 고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윤호진 대표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잘났으면 잘났다고 내세우고, 못났으면 어디한번 배워보자"라고 언급한 그 마음가짐 그대로 현지 관객과 평단이 쏟아내는 날카로운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더나은 작품으로 진화를 시도했으면 싶다. 그의 바램인 라이센스 공연 세계 수출을 이루는 날까지.
JESH.Projec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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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處: http://news.nate.com/view/20111018n3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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